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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은 15일 오후 9시가 넘어 인천에서 청해진해운 여객선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출발했다. 오후 6시 출발하려다 짙은 안개로 무산될 뻔했던 여행이 재개되자 학생들은 마냥 들떠 있었다. 16일 단원고에서 만난 학부모 A씨는 “배가 못 떠서 걱정했던 아들이 다시 출발한다며 신나서 전화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밤 사이 바다에서 선상 불꽃놀이를 즐겼다.

출항 12시간 만에 일생에 한 번뿐인 고교 수학여행은 대형 참사로 돌변했다. 16일 오전 8시58분쯤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 해상을 지날 무렵이었다. 배가 갑자기 ‘꽝’ 하며 어딘가에 부딪힌 뒤 바닷물이 배 안으로 급격히 쓸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구조된 선원 B씨는 “엔진실에 있었는데 배 앞부분에서 충격이 왔다. 암초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왼편으로 기울던 배는 불과 약 2시간 만에 거의 직각으로 쓰러졌다.

선실에 있던 승객들은 급격히 기우는 배 안에서 중심을 잃어 쓰러지고 나뒹굴었다. 선실 문을 열고 나가려 해도 기울어진 바닥을 거의 등산하듯 온힘을 다해 기어올라야 했다. 여기저기서 짐이나 자판기 등이 넘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구조된 승객 김용경(59)씨는 “배 중간의 2층 객실에 있었는데 밑을 보니 왼쪽 객실 1층에 있던 학생들이 기울어진 갑판의 경사가 너무 심해 기어오르지 못하고 있는 게 보였다”며 “서둘러 침대 시트 20여장을 묶어 밧줄을 만들어서 20명 정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배가 기울면서 배 뒤쪽에 있던 사람들은 복도가 아닌 선실 벽을 딛고 뛰어다녔다”며 “그런데 복도가 낭떠러지처럼 꺼지는 바람에 탈출로가 막혀 헬기를 타지 못하고 그대로 가라앉은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구조 헬기를 타고 현장을 탈출했다.

이태주(70)씨는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사고를 겪었다. 갑자기 배가 기울어지자 난간을 붙잡고 옆에 같이 매달렸던 남성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 남성은 “나도 모르겠다”고 했고, 함께 매달려 있는 사이 ‘배 안에서 움직이지 말고 자기 위치에 있으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팔 힘이 떨어진 이씨는 거미처럼 기어서 배 위로 향하는 계단을 타고 오르다 한 남성이 던져준 구명조끼를 입고 배가 기울어지는 반대편으로 필사적으로 이동했다.

배에 적재된 짐이나 컨테이너 등이 우루루 쏟아지면서 부상한 사람들도 많았다. 해경에 구조된 단원고 정모(16)양은 “객실에 있었는데 곧바로 복구될 줄 알았다”며 “넘어진 아이들은 좁은 방안에서 칸막이 등에 충돌하면서 찰과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배가 급격히 침몰하면서 선실 밖에 있던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수온이 10~12도에 불과한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사투를 벌였다.

오후 5시 현재 164명이 구조됐지만 가라앉은 배 안에는 여전히 많은 승객이 있었다. 생존자 강모씨는 “나는 안내방송을 무시하고 방에서 일찍 나와 구조될 수 있었는데 방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빠져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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