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MBA


logo

 
banner1
포토뉴스
연재/컬럼
Extra Form

ha_20151110_2217240_1447113351.jpg


"55세까지 일하면서 받은 연봉보다 퇴직해서 받는 연금이 훨씬 많다는 게 말이 됩니까. 방만한 연금은 브라질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의 결정판입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브라질 경제를 뒤흔드는 가장 큰 병폐를 묻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포퓰리즘 정권의 한계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그리스보다 더한 부패 연금'을 꼽았다.


과도한 연금 지급으로 재정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이 때문에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브라질 신용등급을 앞다퉈 강등시키면서 브라질 경제 위기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브라질 신용등급 하락은 곧바로 대외신인도 추락으로 연결됐고 자금 조달 비용을 키워 브라질 삼바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브라질 공무원연금은 남자가 35년, 여자가 30년 이상 근무하면 각각 53세와 48세부터 수령할 수 있다. 연금 수령액은 퇴직 직전 월급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마지막 받은 월급 액수를 부풀리려는 공무원들의 꼼수가 횡행한다.

브라질의 평균 은퇴 연령은 55세 정도로 공무원, 군인, 정치인들 중에는 여러 연금 혜택을 한꺼번에 챙겨 연간 10만달러 정도의 연금을 손에 쥐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공무원 연금이 후하다 보니 은퇴한 브라질 공무원을 붙잡기 위해 젊은 여성들이 구애 공세를 펼치는 속칭 '비아그라 효과'라 불리는 현상도 널리 확산되고 있다. 늙은 남편이 사망한 후에도 미망인이 평생 동안 공무원 연금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연금제도 권위자로 꼽히는 파울루 타프너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가 심하다고 하지만 브라질 연금은 더하다"며 "브라질의 후한 연금액은 가증스러운 수준이고 수령하는 나이도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젊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남성들의 평균 은퇴 연령은 63세인 반면 브라질은 40·50대에도 직장을 때려치우고 연금에 기대는 인생을 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브라질이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연금제도를 가진 나라로 통하는 이유다.

브라질 정부의 인기영합적 과다 연금 지급 행태는 정부 재정에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왔다.

2012년 1050억헤알에 달했던 재정흑자는 올해 518억헤알을 훌쩍 넘어서는 재정적자로 둔갑할 상황이다. 재정 악화 속도가 가파르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기사 이미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재정 지출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65.3%로 중앙은행이 이 같은 집계치를 낸 이후 최악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공공부채 비율이 70%를 넘으면 국가신용등급 추가 강등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재정에 메가톤급 악재로 작용한 연금 문제에 이어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도입한 대규모 복지정책도 재정 위기를 가중시켰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집권 시절(2003~2010년) 빈곤층 가난 탈출을 돕는다는 명목하에 학습과 식량·가스 등을 지원하는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등 여러 복지정책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영합적 정책이 커다란 재정부담으로 돌아오면서 브라질 안팎에서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금 지급액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미래 성장 잠재력인 학교·보건 예산을 삭감하는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다. 질 낮은 수업과 면학 분위기 때문에 공교육 체계가 무너지고 병원·도로 등 국가 기반시설이 노후화하는데도 연금 부담에 손발이 꽁꽁 묶이면서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악수(惡手)를 두고 있는 셈이다. 한 술 더 떠 조아킹 레비 재무장관은 연금 적자 보전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모든 금융거래에 세금을 물리는 금융거래세 재도입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9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신용등급 강등 충격 속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긴축 재정과 증세를 토대로 한 재정균형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 의회와 기득권층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영선 KOTRA 상파울루 무역관장은 "일부 브라질 지식인들 사이에선 브라질 자체 힘으로는 재정·연금 개혁을 못 하니 차라리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하자는 자조 섞인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door.jpg
?

  1. 상파울로 명소 '포르투갈어 박물관' 대형 화재…1명 사망

    [하나로닷컴] 브라질 상파울로 시내에 있는 세계 유일의 '포르투갈어 박물관'이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봤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화재는 전날 오후 3시 ...
    Date2015.12.22 Views603
    Read More
  2. 브라질, 태아에 소두증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 지카 발견 '비상'

    태아에게 소두증을 일으키는 신종 바이러스인 지카(zika)가 브라질에 돌아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의 한 언론은 "브라질 보건 당국이 지카 바이...
    Date2015.11.30 Views565
    Read More
  3. 산타가 헬기를 훔쳐 달아났다…브라질 황당 사건

    브라질 경찰이 산타클로스를 찾고 있다는 황당한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이는 헬기를 훔쳐 달아난 산타 복장을 한 남성의 행방을 쫓고 있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
    Date2015.11.30 Views547
    Read More
  4. 브라질 공무원 53세부터 '황제 연금'…그리스도 혀 찰 포퓰리즘

    "55세까지 일하면서 받은 연봉보다 퇴직해서 받는 연금이 훨씬 많다는 게 말이 됩니까. 방만한 연금은 브라질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의 결정판입니다." 지난 6일(현...
    Date2015.11.10 Views758
    Read More
  5. 브라질 북동부서 포스코 건설 협력업체 한국인 직원 피살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서 제철소를 건설 중인 포스코 건설 협력업체 직원이 은행에서 괴한들에게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지역 언론에 따르면 세아라 주(...
    Date2015.11.05 Views1127
    Read More
  6. 브라질 하원의장, 대통령 탄핵 추진 가능성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연방하원의장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추진 가능성이 시사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에두아르두 쿠냐 ...
    Date2015.10.29 Views477
    Read More
  7. 일본 왕자 부부 브라질 방문…수교 120주년 행사 참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일본 아키시노 노미야(秋篠宮) 왕자 부부가 열흘 일정으로 브라질을 방문한다. 아키시노 왕자 부부의 브라질 방문은 양국 수교 120주...
    Date2015.10.29 Views420
    Read More
  8. 쿠바산 시가 브라질로 밀반입한 북한 외교관 2명 적발

    쿠바산 고급 시가를 브라질로 대량 밀반입하려던 북한 외교관 2명이 적발됐다. 18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들 북한 외교관은 지난달 27일 파...
    Date2015.10.18 Views420
    Read More
  9. 브라질 당국 "폭스바겐 디젤 차량 조사…조작 발견 시 150억원 상당의 ...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여파가 확산되는 가운데 브라질 당국도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브라질 환경부 산하 환경ㆍ재생 가능 천연자원연구소(Ibama)...
    Date2015.09.28 Views516
    Read More
  10.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1인당 소득 4년 만에 반토막

    브라질 헤알화 추락이 계속되면서 1인당 소득이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1인당 소득은 ...
    Date2015.09.28 Views563
    Read More
  11. 복스바겐, 제따 포함 에어백 결함으로 5만여대 리콜 결정

    [하나로닷컴] 복스바겐이 브라질 생산 차량 가운데 8개의 모델 총 54.179대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업체에 따르면 에어백 일부 부품에 결함으로 사고로 인한 충격 시에 ...
    Date2015.09.18 Views374
    Read More
  12. 기아차 판매 5분의1로 '뚝'…브라질 위기에 국내기업 '비상'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서 국내 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헤알화 절하 등 신용등급 추락에 따른 악영향으로 현지 판매 감소는 물론 자산 가치 하락...
    Date2015.09.11 Views58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300 Next
/ 300
상호명 : 투데이닷컴(웹)/한인투데이(일간지) / 대표자 : 인선호 / E-Mail : hanintodaybr@gmail.com/webmaster@hanintoday.com.br
소재지 : R. Jose Paulino, 226번지 D동 401호 - 01120-000 - 봉헤찌로 - 상파울로 - 브라질 / 전화 : 55+(11)3331-3878/99721-7457
브라질투데이닷컴은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정식 등록사입니다. Copyright ⓒ 2003 - 2018 HANINTODA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