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MBA


logo

 
banner1
포토뉴스
연재/컬럼

ae_1413714901_646109120_0.jpg



"여보, 그쪽으로 올라서지 말고 내려와. 위험하게시리…"

19일 낮 외국인 관광객과 휴일 쇼핑객들로 붐비는 명동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인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하철 환기구 앞에서 재촉하던 발걸음을 멈칫했다.

지난 17일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의 충격인 듯 평소에는 거리낌 없이 지나다니던 길이 위험하지는 않은지 새삼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폭 2m, 길이 35m 가량의 환기구 철재 구조물 사이를 내려다보던 대학생 박모(여·21) 씨는 "바닥까지 깊이가 적어도 10m는 돼 보이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마구 지나다녀도 괜찮은지 모르겠다"며 "인도 위 대부분을 아예 환기구가 덮고 있는 상황인데다 인도와 높이가 똑같아 무심코 걸어가면 이곳이 환기구 시설인지 전혀 의식하지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같은 시각 경복궁역 3번 출구 앞 인도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말을 맞아 '세종마을 음식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좁은 인도는 오고 가는 사람들로 크게 붐볐다.

길이 20m 남짓한 환기구 위로 유모차를 밀고 가던 한 주부(36)는 "철제 그물망을 촘촘히 쳐 놓아 걸어가는데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엊그제 사고도 있고 솔직히 불안불안 하긴 하다"며 "그렇다고 인도 위에 겨우 한 사람 지나갈 정도의 공간만 남았는데 어디로 걸어가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이후 도심 지하철 환기 구조물에 대한 일제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환기구 출입문 시건장치나 용접 상태, 차수문 이상 여부 등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일단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관련기관들은 인도 위 환기구가 기본적으로 보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기 때문에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 지하철 환기구는 모두 2340여개. 보행자들이 지나다니는 보도 위에 설치된 환기구가 1760여개에 이르고, 이 가운데 굴뚝처럼 높게 설계된 '타워형'이 아닌 높이 30㎝ 미만의 '바닥형' 환기구는 200여개로 집계됐다. 이들 환기구는 지상에서 바닥까지의 깊이가 낮으면 2~3m, 깊게는 20m 이상인 곳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도 위 환기구는 원래부터 시민들이 그 위로 걸어다니도록 전제했기 때문에 하중이 문제될 여지는 없다"면서 "오히려 보행자가 둔턱에 걸려 넘어지거나 하이힐 굽이 끼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환기구 측면을 완만한 경사면으로 바꾸거나 아예 평평하게 만드는 쪽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난 지하주차장 환풍구와 마찬가지로 이들 지하철 환기구 역시 시민안전을 책임질 별도의 법적 기준은 없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환기구에 대한 별도의 기준은 없지만 지하철 구조물 설계 기준에 따라 철제 덮개(스틸 그레이팅)가 제곱미터(㎡)당 0.5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 진다"며 "일례로 폭 1m, 길이 10m의 환기구 구조물이라면 몸무게 70㎏인 성인 남성 70명이 올라서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단위면적당 하중이 과연 안전한 수준인지, 또 이 기준이 지켜지더라도 이번 사고와 같이 일순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경우에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지하철 운영사 관계자는 "사실 환기구 원래의 목적인 환기 효율성을 위해서는 굴뚝을 길게 뽑은 타워형 환기구가 가장 좋지만 보행통로가 확보되지 못한 인도의 경우, 또는 도시 미관상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될 때는 환기구를 보도 위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론상으로는 적정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릴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철제 구조물 아래에 H빔 등 지지대를 보강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추락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관계기관이 철저히 크로스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door.jpg
?

  1. 15분? 30분? 90분? 낮잠의 건강학

    잠은 무조건 오래 잔다고 해서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생체리듬이라는 일정 주기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 리듬에 따라 활동하고 잠을 자는 생활을 ...
    Category건강 Views1509
    Read More
  2. 경찰 담양 화재 펜션 압수수색·업주 출국금지

    경찰이 화재로 10명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책임을 물어 전남 담양의 펜션 업주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불이 난 펜션을 압수수색하고 업주를 ...
    Category사건/사고 Views832
    Read More
  3. 하루 커피 한 잔…당신의 심장을 지킨다?

    “오늘 하루 커피를 몇잔이나 드셨나요? 또 원두커피를 드셨나요 아니면 믹스커피를 드셨나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음식으로 커피가 선정될 정도로 커피는 우리 ...
    Category건강 Views1782
    Read More
  4. 세월호 295번째 희생자 단원고 황지현양…부모 확인(종합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발견된 295번째 시신이 오늘 18번째 생일을 맞은 단원고 황지현 양인 것으로 보인다. 황지현 양의 아버지 황인열(51)씨는 29일 오후 8시 45분께 팽목...
    Category사건/사고 Views1027
    Read More
  5. 남북, 파주 군사분계선 인근서 총격전…"피해 없어"

    남북한이 19일 오후 파주지역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총격전을 벌였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늘 오전 8시10분부터 ...
    Category사건/사고 Views1085
    Read More
  6. 경기과기원, 판교 참사 책임 '이데일리'에 떠넘기나

    확대 사진 보기 확대 사진 보기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 환풍구 붕괴 참사와 관련해 경기도와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경기과기원), 성남시가 ‘...
    Category사건/사고 Views828
    Read More
  7. 판교 사고 여파 노심초사…"지하철 환기구, 걸어가도 되나요?"

    "여보, 그쪽으로 올라서지 말고 내려와. 위험하게시리…" 19일 낮 외국인 관광객과 휴일 쇼핑객들로 붐비는 명동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인도의 대부분을 차지...
    Category사건/사고 Views1067
    Read More
  8. 애플 아이패드 에어2 아이패드 미니3 아이맥 새 라인업 어땠나? 스펙+...

    애플 아이패드 에어2, 아이패드 미니3, 아이맥 등이 공개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 새 라인업 ...
    CategoryIT Views1020
    Read More
  9. 갤럭시S6, 홍채인식 적용되나…삼성 '엑시노스7 옥타' 공개

    삼성전자 차기 전략폰 '갤럭시S6'에 홍채인식이 적용될까. 삼성전자는 16일 차기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7 옥타'를 공개했다. 엑시노스7 옥타는 삼성...
    CategoryIT Views1134
    Read More
  10. 손목에 차는 '스마트 에어컨' 개발…출시 가시화

    날씨와 환경에 따라 체온을 시원하게 혹은 따뜻하게 조절해주는 ‘스마트 팔찌’의 시장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다. 스페인 IT과학전문매체 TICbeat는 일명 손목에 차는 에어컨...
    CategoryIT Views1535
    Read More
  11. 美 외교전문지 "김정은, 원산이나 강동 가족별장서 요양중"

    한 달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함경남도 원산 또는 평안남도 강동의 가족전용 별장에서 요양 중일 거란 관측이 제기됐...
    Category정치/경제 Views1163
    Read More
  12. 세월호 특검 합의했지만…핵심 쟁점 논란은 이제부터

    여야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사를 위해 특별검사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특별검사 후보 전원을 여야가 동의하는 인물로 뽑는 게 이번 합의의 핵심이다. 그러나 아직 수사...
    Category정치/경제 Views83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390 Next
/ 390
상호명 : 투데이닷컴(웹)/한인투데이(일간지) / 대표자 : 인선호 / E-Mail : hanintodaybr@gmail.com/webmaster@hanintoday.com.br
소재지 : R. Jose Paulino, 226번지 D동 401호 - 01120-000 - 봉헤찌로 - 상파울로 - 브라질 / 전화 : 55+(11)3331-3878/99721-7457
브라질투데이닷컴은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정식 등록사입니다. Copyright ⓒ 2003 - 2018 HANINTODAY All rights reserved.